미세먼지를 피하고 싶었다.
출근길에 마스크를 쓰고 오가는 일도 엄청 귀찮은 일인데, 몇 날 며칠 동안 미세먼지 ‘매우 심각’ 상태가 계속 됐고, 주말에도 계속 된다는 예보가 있었다. 😇
내가 근무하는 장소가 꽤 높은 층인데 밖을 내다보면 아무것도 안 보일 때도 있을 정도였으니 정말 심각하긴 한 것 같았다.
주말이 다가오면서 아이랑 같이 놀아야 하는데, 마스크를 쓰고 노는 게 얼마나 불편한 일인지 알고 있었기에 그나마 안 써도 될만한 곳을 찾아봤다.
실제로 태백산맥 넘어 영동 지방은 수도권 보다는 미세먼지가 덜했다.
수도권이 매우 나쁨 수준이면, 나쁨 ~ 보통 수준을 보였다.
미세먼지가 태백산맥을 다 넘지 못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실제 논문으로도 증명이 된 것 같다.
오히려 영동 지방은 화력발전소가 많아서 지역에서 발생되는 미세먼지가 더 많다고도 했다.
어찌되었든 수도권에서 노는 것보다는 무조건 낫겠다 싶어 금요일 밤에 부랴부랴 호텔을 예약하고 토요일 아침 일찍 강릉 여행을 떠났다.
강릉 주말 여행
아이랑 여행을 갈 때는 시간 단위로 일정을 짜지 않고, 아이와 함께 갈 수 있는 장소들과 식당 몇 개를 알아보고 간다.
언제나 계획대로 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
이번 3/28(토) ~ 3/29(일) 주말 여행 일정은 다음과 같이 다녀왔다.
일정📅 1일차📍
오죽헌 🏛️ → 경포대 해변 🌊 → 강릉닭강정 🍗 → 아르떼뮤지엄 강릉 🎨 → 숙소(MGM 호텔) 🏨 → 경포대 해변 🌙 → 태홍루 🍜📅 2일차📍
경포대 해변 🌅 → 하슬라아트월드 🗿

나도 생애 처음 가 본 ‘오죽헌’, 한옷도 멋있지만, 정원도 잘 꾸며져 있고 목련, 벚꽃, 자두나무, 명자나무 등 다채로운 꽃들을 볼 수 있는 곳이다.
4월 중순 즈음 꽃이 다 피고나면 정말 예쁠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입장료도 그리 비싸지 않은데다 사진도 예쁘게 잘 나온다.
아이가 있다면 내부에 ‘화폐전시관’, ‘시립박물관‘이 있어서 2시간은 놀 수 있다. (물론, 내가 갔던 토요일에는 시립박물관 문은 닫혀있었다.)
특히, 화폐박물관에 가면 사진을 찍어서 55,000원 지폐에 촬영한 얼굴을 합성해서 스크린에 띄워주는 게 있는데 꽤 재미있다. 😄 촬영한 사진은 메일로 보내준다.

동해 바다는 더 말할 필요도 없이 좋았다. 아이가 돌 때쯤 사놓은 파라솔을 드디어 2번째로 쓸 수 있는 기회였다. 😆
3월 말의 동해 바다는 햇살은 따스하지만 바람은 좀 차가워서 경량 패딩 정도는 입어야 오랜시간 모래놀이를 할 수 있었다.

아내와 나의 최애 닭강정은 삼척 ‘부영닭강정‘이었는데, 이번에 처음 먹은 ‘강릉닭강정‘과 최애를 꼽으라면 굉장히 고민이 된다.
한번 먹어보고 또 생각이 나는 맛이었다. 특히, 저 옥수수와 사이사이 누릉지가 굉장히 별미다. 😆
택배가 된다면 당장 주문하고 싶은 마음이다.
토요일 오후 2시 브레이크 타임 시작 5분전에 도착해서 거의 기다림 없이 바로 주문하고 받아서 나왔는데, 여러 리뷰를 보니 피크 시즌에는 1~2시간 웨이팅은 기본인 듯 하다.
개인적으로 그만큼 기다려서 먹을만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다. 👍

뽀짝이가 4살때 아르떼뮤지엄 여수에 갔었는데, 그때보다 훨씬 좋았다.
아르떼뮤지엄 강릉점은 뭔가 멍 때리고 작품 감상하기 최적화 되어 있는 느낌이다.
미끄럼틀 같이 아이가 몸으로 노는 시설은 없지만 동물 스케치도 있고, 번개, 바다 등등 바닥에 앉아서 작품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꽤나 재미있었다.
뽀짝이는 제 집마냥 신발도 벗고 드러누웠다가 엎드려 뻗쳐를 했다가 나름대로의 이 곳에서 찾았다. 😇

성인 2, 아이 1 이렇다 보니 웬만한 호텔들을 인당 2만원 수준의 추가금을 받거나 아예 아동 입실이 불가능 한 곳이 많다.
또, 이제는 더블 침대에서 3명이서 같이 잘 수는 없기에 몇 년 전부터 무조건 여행갈 때는 트윈룸을 예약하고 간다. 그 중 선택한 곳이 이 MGM 호텔이다.
내가 원하는 조건은 3가지 였는데, 모두 만족했다.
① 트윈룸 중에 가장 저렴할 것
② 경포대 바다가 도보로 2~3분 이내 갈 수 있을 것
③ 비교적 리모델링이 최근에 되었거나 객실 상태가 쾌적한 곳
생수도 기본 3개 비치에 1층 로비에 무한으로 생수를 가져갈 수 있었고, 주차장도 넉넉한 편이었다.
화장실 배수가 살짝 잘 안되는 느낌이었지만 그것 외에는 모두 만족스러웠다.
3/28(토) 1박 기준 115,000원을 결제했는데, 아이러니한 건 여기어때, 야놀자 등 전부 비즈니스 회원인데, 네이버에서 검색/경유해서 들어간 게 선착순 15,000원 쿠폰 적용이 되어서 가장 저렴했다.
저녁식사를 했던 ‘태홍루‘는 마감 5분전에 들어가느라 사진을 찍진 못했는데, 생각보다 맛있었다.
영업을 오전 10시 ~ 오후 6시까지 밖에 하지 않는데, 현지 맛집 느낌이 물씬 났다.
대부분의 관광객들을 코너 돌면 바로 자리하고 있는 ‘최일순 짬뽕순두부‘에 줄줄이 웨이팅을 하고 있었는데, 어차피 뽀짝이는 짬뽕 정도의 맵기를 아직은 못 먹어서 탕수육을 먹으러 갔던 터였다.
마감 5분 전에 들어갔음에도 사장님이 ‘천천히 먹어라, 남은 탕수육은 싸줄까’ 하시면서 너무도 친절하게 응대해주셔서 다음에 강릉에 간 다면 또 갈 의향이 있다.
탕수육도 맛있었지만, 짬뽕이 뭔가 다른 곳들과는 매콤달콤하니 별미였다.

다음날 아침부터 경포대 해변에서 모래성을 지으면서 뽀짝이와 놀았다.
겸사겸사 ‘삽질’도 전수를 하면서… 😇

하슬라 아트월드는 강릉에서는 30분 정도 떨어져 있어서 정동진 쪽에 가깝다.
그럼에도 찾아간 이유는 조금은 색다른 미술 작품들이 있기도 하고, 바다도 구경하고 사진도 좀 예쁘게 나올 것 같아서 였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사진 찍으면서 꽤 재밌게 놀았다.
조금 신선한 작품들도 많았는데, 사진을 찍으면 예쁘게 잘 나왔다.
물론, 이 날도 미세먼지가 있기는 했어서 바다 색깔이 더 예쁘게 나오지 않아 아쉽긴 했다.
설치 미술이나 색다른 곳을 원한다면 한번쯤 가볼만 한 것 같다. 대신 입장료 자체는 조금 비싼 편이다. 😇
활발한 아이 혹은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이라면 어쩌면 근처에 있는 정동진 레일바이크가 나을 수도 있다.
거의 대부분 구간이 전동으로 움직여서 조금만 발로 굴러주면 나머지는 해변을 따라 자동으로 움직인다.
이틀동안 600km 가까이 운전을 했더니 다리가 꽤나 뻐근하다. 그런데도 또 놀러가고 싶은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걸 보니 아직 놀러갈 체력이 남아 있나 보다. 😁